골프보다 쉽고 산책보다 재밌다! 전국이 파크골프에 빠지다

이 뉴스가 시민에게 의미하는 것
경기도 고양 일산에 사는 60대 오경화 씨는 요즘 파크골프 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집 근처 파크골프장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해 가을 자전거 라이딩을 함께 즐기던 친구가 먼저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 번만 쳐보자"며 따라나선 것이 어느새 주 3회 이상 출석하는 일상이 됐다.
오전 9시쯤 친구들과 만나 18홀 한 바퀴를 돌고 나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공을 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하루의 시작이 즐겁다. 한두 게임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면 하루가 알차게 채워진다.
오 씨가 꼽는 파크골프의 가장 큰 매력은 '접근성'이다.
"집 근처에만 실내 파크골프장이 두세 곳이 있어요. 골프처럼 예약하고 멀리 나갈 필요가 없으니까 부담이 없어요. 운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친구들과 놀러 간다는 기분이 더 커요."
실제로 파크골프는 요즘 5060 이상 연령대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생활체육 가운데 하나다. 적당히 걷고, 적당히 경쟁하고, 무엇보다 사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 이후 줄어든 사회적 관계를 대신해 주는 새로운 사교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동네 공원이 골프장으로
파크골프의 출발은 소박했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골프'를 목표로 만들어진 생활체육이다. 이름 그대로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다.
일반 골프처럼 여러 개의 클럽을 사용하는 대신 나무로 만든 클럽 한 자루로 공을 치고 잔디 위 홀에 넣는 방식이다.
국내에는 2000년 경남 진주의 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복지시설로 조성한 게 시초다. 이후 한강변과 지방 하천 둔치를 중심으로 조금씩 확산됐다. 서울의 1호 파크골프장은 2004년 5월 여의도에 만들어진 9홀짜리 한강 파크골프장이다.
최근 고령인구 증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시설 지원에 힘입어 전국적인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5년 12월 국민생활체육과 통합된 대한체육회의 정가맹단체로 인준됐고 2016년 3월 대한파크골프협회가 창립됐다.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등록 회원 수는 2022년 10만 6505명에서 2025년 22만 975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미등록 동호인까지 포함하면 국내 파크골프 인구는 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파크골프장 수도 2019년 226개에서 2025년 5월 기준 423개로 증가했다. 공원으로 들어온 파크골프가 동네 주민센터와 체육공원, 하천변을 새로운 골프장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이 2026년 봄철 즐기기 좋은 '5대 생활체육'으로 파크골프를 선정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어르신 운동이 전 세대 운동으로
파크골프 열풍의 배경에는 고령화 사회가 있다. 은퇴 후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건강과 인간관계다. 파크골프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해준다.
18홀을 도는 동안 자연스럽게 1500~2000보 이상을 걷는다. 숨이 찰 정도로 격렬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유산소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햇볕 아래 잔디밭을 걷는 것 자체가 신체활동이 된다. 관절에 부담이 적어 고령층도 비교적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실내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면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즐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게 한다. 2~4명이 함께 라운딩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회적 유대감이 생긴다. 오 씨의 사례처럼 또래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약속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삶의 활력이 된다.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사회적 처방' 역할을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부모를 따라온 자녀 세대와 2030 유입이 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골프에 비해 부담 없는 비용과 쉬운 규칙, 짧은 경기 시간 덕분이다. 1게임(18홀) 기준 이용료는 5000~8000원대. 공공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면 더 저렴하거나 무료인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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