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장사한 내 가게, 새 건물주가 권리금 막아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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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서울 지하철 신림역 인근에서 9년째 순댓국집을 운영해온 박 사장. 허름한 가게를 직접 꾸미고 단골손님을 쌓아가며 장사한 지 벌써 9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건물이 새 주인에게 팔렸습니다. 새 건물주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통보했습니다.
"내가 직접 장사할 테니 권리금 요청 마세요."
박 사장은 정말 빈손으로 나가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명확히 보호하고 있으며 이를 방해한 임대인은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권리금이란 무엇인가요?
권리금이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노하우, 상가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다음 임차인에게 넘길 때 받는 돈입니다.(상임법 제10조의3 제1항)
한마디로 내가 공들여 만든 '가게의 가치'를 새 임차인에게 넘기며 받는 대가입니다. 2015년 5월 상임법 개정으로 이 권리금 회수 기회가 법으로 보호받게 됐습니다. 대형마트·준대규모점포·국공유건물 같은 대규모 상가 등에 대한 예외는 있지만 일반 상가 임차인이라면 원칙적으로 권리금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 네 가지 방해 유형
상임법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아래 행위로 임차인의 권리금 수령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받는 행위
*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주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행위
*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현저히 높은 차임·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의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박 사장 사례처럼 '내가 직접 사용하겠다'는 이유로 계약을 거절하는 것은 네 번째 유형에 해당합니다. 대법원(2020. 9. 3. 선고 2018다252441 판결)은 임대인이 스스로 영업할 계획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즉 임대인은 자신이 직접 사용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계약갱신은 못 해도 권리금은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여 계약갱신요구권을 더 이상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여전히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진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소한의 영업기간'을 보장하는 제도이고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는 오랜 기간 쌓아온 유·무형의 가치를 임차인이 회수할 수 있도록 돕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두 제도의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권리금 보호에는 중요한 절차 조건이 있습니다. 임차인이 먼저 신규임차인 후보를 임대인에게 직접 주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임대인이 방해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먼저 임차인 쪽에서 다음 임차인을 임대인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단 예외가 있습니다.
* 임대인이 '어떤 사람을 데려와도 계약 안 하겠다'고 미리 확정적으로 밝힌 경우 →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아도 손해배상 청구 가능(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284226 판결 취지)
* 임대인이 건물 인도만 요구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임대 조건조차 제시하지 않은 경우 → 주선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아 방해 행위 인정(서울동부지방법원 2018. 7. 18. 선고 2018가단10854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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