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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어 하나 되는 축제, '2026 선넘는 페스티벌'

2026년 4월 24일조회 2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이 법정기념일을 기념해 전국 각지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4월 18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2026 선넘는 페스티벌'이 열렸다. 지난 4월 18일, 2026 선넘는 페스티벌이 열렸다. (본인 촬영) 보건복지부가 후원하고,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한국장애인문화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페스티벌은 그 기획 의도부터가 남달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물리적 선을 넘어 모두가 함께 즐기는 진정한 의미의 '포용형 축제'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많은 축제 현장을 다녔지만, 장애와 비장애의 선을 넘고자 하는 축제는 흔치 않았기에 큰 기대를 품고 축제장을 찾았다. ◆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다, 2026 선넘는 페스티벌 현장 2026 선넘는 페스티벌이 진행된 문화비축기지 문화 마당은 탁 트인 광장 형태의 공간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배리어 프리(무장벽)가 갖춰진 공간이었다. 공연과 행사가 이뤄지는 중앙 무대도 축제를 위해 설치한 화장실에도 장애인이 오르내리기 편하도록 경사로가 갖춰져 있었다. 완벽한 베리어프리를 갖춘 축제였다. (본인 촬영) 야외 축제의 특성상 공간의 설계부터 콘텐츠의 구성, 안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배리어 프리'가 구현된 축제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휠체어의 원활한 동선을 가로막는 무수한 단차들,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의 한계 등은 축제의 화려한 이면에 가려진 씁쓸한 그림자였다. 모든 공연과 체험 과정에 수어 통역이 제공됐다. (본인 촬영) '2026 선넘는 페스티벌'은 그 이름에 걸맞게 행사장의 진입로부터 무대, 수어 통역까지 장애와 비장애의 선을 넘기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대표적으로 더운 날씨와 장애인 관람객을 배려해 개막식에 참석한 모든 내빈이 인사말을 생략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관람객을 위해 과감히 모든 인사 말씀을 생략했다. (본인 촬영) 김누리(27) 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다 보니 축제장을 방문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는데, 선넘는 페스티벌은 아무런 마음의 부담 없이 편히 즐길 수 있었다. 장애인을 철저하게 배려한 축제라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장애인들이 펼치는 멋진 공연이 이어졌다. (본인 촬영) 무엇보다 벅찼던 것은, 이 축제의 진정한 주인공이 바로 장애인 당사자들이라는 점이었다. 장애인이 객석 한구석의 관람객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행사장 중심을 누비며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무대 위에서 자신의 예술적 끼를 마음껏 뽐내는 모습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미라클 보이스 앙상블의 성악 공연 (본인 촬영) 메인 무대에서는 장애인 아티스트 및 학생들의 다채로운 공연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관람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갈채를 끌어냈다. 특히 장애 청소년의 꿈을 지원하는 '두드림 멘토링 프로그램' 소속 장학생들이 만들어낸 무대는 압권이었다. 차분하고 아름다운 악기의 선율도 인상적이었다. (본인 촬영) 차분한 기타 반주를 바탕으로 하는 노래 공연부터, 마리클 보이스 앙상블의 성악, 아리아 난타 팀의 북 공연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해 축제장이 들썩였다. 장애를 딛고 멋지고 신명 나는 공연을 꾸리는 공연자들의 모습은 모든 이들의 마음속 편견의 선을 넘기에 충분했다. ◆ 음료 캔의 '점자'로는 탄산과 비탄산만 구분할 수 있다고? 2026 선넘는 페스티벌의 또 다른 가치는 체험 부스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었다. 관람객들의 오감을 활용해 장애를 체험하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현재 음료 캔에 있는 점자는 탄산과 음료(비탄산)만 구분한다. (본인 촬영) 이 중에서도 가장 강한 충격과 인식의 전환을 안겨준 것은 바로 '점자 음료 체험 및 캠페인' 부스였다. 현재 시판되는 캔 음료 윗면에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표기돼 있는데, 자연스럽게 음료의 이름이 점자로 적혀 있으리라 생각하게 된다. 점자로도 충분히 음료의 이름을 정확히 표기할 수 있다. (본인 촬영) 하지만 현재 음료 캔에 타각돼 있는 점자로는 오직 '탄산'과 '음료(비탄산)'만 구분이 가능하다. 해당 체험 부스에서는 해당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점자로 충분히 음료의 이름을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 시켜준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음에 놀랐다. (본인 촬영) 시각 장애인들은 자신이 들고 있는 캔이 톡 쏘는 콜라인지, 달콤한 주스인지, 아니면 이온 음료인지 직접 캔 뚜껑을 따서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이 차가운 현실은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가 얼마나 타인의 불편에 무심하고 피상적인 배려에 머물러 있는지를 날카롭게 꼬집었다. 시각을 차단한 채 점자만으로 음료를 골라야 했던 비장애인 관람객들은 처음 알게 된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일상 속 세밀한 제도개선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축제장에 마련된 공간에서 장애인 보조기기(안구 마우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본인 촬영) 또한,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장애인 보조 기구 전시 및 체험존 역시 큰 이목을 끌었다.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게 발전하는 현대 과학기술과 인공지능(AI)이 어떻게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따뜻하게 보완하고, 이들의 일상적 독립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장애인 보조기기 중 하나인 흡착식 안전 손잡이 (본인 촬영) 장애인의 몸을 강력하게 지지해 주는 흡착식 안전 손잡이, 눈의 움직임을 따라서 마우스를 움직여 장애인의 컴퓨터 사용을 편리하게 해주는 안구 마우스 등 다양한 보조기기들을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어 유익했다.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VR 휠체어 체험 (본인 촬영) 추가로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 체험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VR 휠체어 주행 체험은 휠체어 이용자가 도심의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이나 가파른 경사로에서 마주하는 아찔함과 비장애인과 동일한 속도를 내기 위해 얼마나 큰 피로를 느껴야 하는지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힘들고 이동하는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본인 촬영) 직접 VR 기기를 착용하고 휠체어에 탄 뒤 체험을 진행했다. 휠체어로 이동하는 체험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VR 기기를 착용하고 체험하니 몰입감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갔다. 장애물을 넘고 빠른 속도로 휠체어의 바퀴를 밀다 보니 상의가 땀에 젖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 다양한 체험 부스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선을 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본인 촬영) 특히나 바로 옆에서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 관람객의 응원을 받았는데, 이런 부분들이 살짝 어색하게 느껴지면서도 '진정으로 장애와 비장애의 선을 넘기 위해 필요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석천(43) 씨는 "우리한테는 일상이지만 비장애인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일 것 같다. 우리의 고충을 이해하고자 체험하는 모습이 묘하게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우리나라 축제들이 보다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애와 비장애의 선이 옅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본인 촬영) 이 밖에도 점자로 자신의 이름 쓰기, 버블 풀장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마련돼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축제 현장 곳곳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아무런 편견 없이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은 그 자체로 장애와 비장애의 선을 넘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미래상을 증명하고 있었다. ◆ 2026년, 장애인의 삶을 바꾸는 정책들 축제가 문화를 통해 마음의 벽을 허무는 장이라면, 장애인들의 현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결국 국가의 정책적 뒷받침이다. 2026 선넘는 페스티벌 현장에서도 안내 부스와 각종 정보무늬(QR코드) 배너, 소개 멘트 등을 통해 장애인의 삶을 돕는 여러 정책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23~2027)'을 바탕으로 장애인의 권리 보장과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왔다. 이에 페스티벌 현장에서 접하거나 안내받을 수 있었던 장애인을 위한 주요 복지 정책 3가지를 간략히 짚어본다. 2026년 확대된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보건복지부) 첫째, 2026년 본사업으로 전면 도입된 '장애인 개인 예산제'다. 그동안의 장애인 복지 서비스가 국가가 정해준 획일적인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제공받는 '공급자 중심'이었다면, 개인 예산제는 장애인이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맞게 복지 예산을 설계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수요자 중심'의 혁신적인 제도다. 올해 33개 시·군·구, 960명을 대상으로 확대되는 장애인 개인 예산제는 활동 지원, 주간·방과 후 활동, 발달 재활 중 한 개 이상 수급 자격이 있는 장애인이 바우처 금액을 용도 제한 없이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최중증 장애인 통합 돌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보건복지부) 둘째, 2022년부터 시행된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맞춤형 통합 돌봄'이다. 가족의 24시간 밀착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돌보는 이들에게 경제적, 심리적, 신체적 고통을 초래해 사회적 비극으로 이어지곤 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1대1 맞춤형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주간에는 전문 인력이 배치된 그룹형 또는 개별형 활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야간에는 주거지원 서비스와 연계해 24시간 공백 없는 돌봄을 지원한다. 2026년 현재 이 제도는 전국 단위의 인프라 확충과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으며, 가족들에게는 온전한 일상을 되찾아주고 발달장애인 당사자에게는 지역사회 내 자립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장애인의 건강을 위한 다양한 정부 정책이 시행 중이다 (본인 촬영) 마지막으로,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의 전면 확대와 접근성 강화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만성질환 유병률이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동 제약으로 인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중증 장애인이 거주지 인근에서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치과와 한의과를 포함한 참여 의료기관을 늘리고,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을 위한 의사와 간호사의 방문 진료 및 방문 간호 횟수를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병원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중증 장애인들의 의료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예방적 건강관리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정책적 토양 위에 선넘는 페스티벌 같은 문화적 교류가 더해지니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기 위한 시너지를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즐겁고 유익한 경험이었던 '2026 선넘는 페스티벌' (본인 촬영) '2026 선넘는 페스티벌' 현장을 취재하며,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묵인해 왔던 차별의 견고한 벽에 작지만 의미 있는 균열이 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단 하루의 축제였지만,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포용의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하는 현장이었다. 앞서 살펴본 '개인 예산제'나 '통합 돌봄'과 같이 국가의 촘촘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가 굳건한 반석이 되고, 그 위로 타인의 불편을 제 일처럼 공감하는 시민들의 문화가 덧입혀질 때 진정한 사회적 차별이 없어질 것이다. 장애는 극복해야 할 질병이나 숨겨야 할 결함이 아니라, 단지 인간이 가진 수많은 다양성 중 하나일 뿐이다. 선넘는 페스티벌 현장에서 느낀 벅찬 감동을 가슴에 깊이 새기며,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는 모든 '선'들이 사라진 내일을 간절히 꿈꿔본다. ☞ 서울의 공원, 문화비축기지 - 2026 선넘는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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